고베——효고현 주도 고베시에 사는 후지모토 시게루(Shigeru Fujimoto)에게 88세 데이트레이더로서의 '근무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 깊이 잠들어 있는 새벽 2시에 시작된다.
이 80대 노인은 먼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커피를 내린 뒤, 세 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켠다.
최근 어느 날, 후지모토는 미국 증시를 확인하고 신문과 기업 실적 자료를 읽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이 정보를 활용해 일본 증시의 전반적인 방향을 예측하고, 거래할 개별 종목을 골라낸다.
"오늘은 하락장이 될 거야." 그가 말했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오전 9시에 개장하자, 연이어 울리는 알림음은 그가 미리 걸어둔 몇 건의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음을 알려주었다.
모니터에 표시된 각 거래는 모두 여섯 자리 수 엔(네 자리 수 달러)의 수익을 안겨주었다.
"가장 바쁠 때는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야." 후지모토는 투덜거리며 한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천천히 두드려 주문을 넣었다. 때때로 그는 키를 잘못 눌러 화면에 '오류'라는 메시지가 뜨기도 했다.
"매수 주문과 매도 주문을 헷갈리면 큰일 나지,"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모니터와 키보드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런데 사실 가끔은 진짜로 헷갈리기도 해."
목표는 버핏, 모자는 이미 낡아
후지모토는 거래 기록을 옆에 놓인 수첩에 아무렇게나 적는다.
"봐,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가 말했다.
그의 올해 누적 자산은 처음으로 20억 엔(약 1,260만 달러)을 돌파했고, 계속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한 자릿수를 더 늘리고 싶어," 후지모토가 말했다. "내 목표는 (미국의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이야."
그는 구체적인 금액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그 돈으로 호화로운 삶을 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후지모토는 휴대폰도, 차도 없다. 그의 옷은 다소 구겨져 있다.
그가 가장 아끼는 모자는 15년 전에 몇천 엔을 주고 산 것이다. 그 모자를 계속 쓰고 다니며, 닳아 해진 부분은 아내가 꿰매주었다.
그의 신체 쇠퇴는 감출 수 없다.
후지모토는 원래 산책으로 몸을 단련했지만, 올해 초 급성 요통이 생겨 지금은 화장실에 갈 때도 지팡이에 의지해야 한다.
2월에는 두 번째 뇌경색이 발생해 기록하는 속도도 예전보다 느려졌다.
모니터의 글자가 잘 보이지 않을 때는 돋보기로 본다.
그럼에도 후지모토는 신체의 노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속기를 배우면 기록이 더 빨라지고 거래 횟수도 늘릴 수 있어," 그가 말했다. "몸이 쇠약해져도 내 거래 스타일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 나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75점을 주지."
번뜩이면 바로 시도하라
후지모토의 인생 신조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마음속에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스치면, 실패할 위험이 있더라도 모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지모토는 19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애완동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가게 손님 한 명이 그를 입문시켜 주었다.
이후 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마작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마작장 사업은 번창해 세 곳의 분점으로 확장된 후, 그는 이를 6,500만 엔에 매각했다.
그는 이 자금으로 1986년부터 전업 투자를 시작했다. 1980년대 말 일본 자산 거품 경제의 물결을 타고, 당시 그의 자산은 한때 10억 엔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거품이 꺼졌고, 그는 자산이 2억 엔으로 줄어드는 것을 막을 힘이 없었다.
1995년 한신 대지진이 또 한 번 그를 강타했고, 지진으로 그의 아파트 현관이 무너졌다.
당시 그는 잠옷만 입은 채 격렬한 진동을 뚫고 탈출했고, 맨발로 온통 유리 조각이 널린 거리를 걸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재민으로 지내던 그 시절은 그를 한때 투자에 대해 회의하게 만들었다.
66세에 처음 컴퓨터를 사용하다
전환점은 2002년, 후지모토가 인터넷 주식 거래의 세계에 발을 들이면서 찾아왔다.
그 전까지 그는 전화로만 주문하거나 증권사 창구에 가서 주문해야 했다. 그러나 그해, 그는 오래 알고 지낸 증권사 한 곳이 인터넷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66세였던 후지모토는 개인용 컴퓨터를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었지만,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이거 정말 편리하고 수수료도 싸네," 그가 당시 생각했다. "꼭 해봐야겠어."
그는 즉시 가전제품 매장에 달려가 컴퓨터를 사서 품에 안고 집으로 가져왔다. 컴퓨터를 제로부터 배웠기에 오늘날의 거래 생활이 있게 된 것이다.
"조심스럽게 마음속으로 '오, 괜찮아 보이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소용없어," 그가 말했다. "0에 0을 곱해도 여전히 0이야. 네 세계는 매우 좁아질 거야.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아. 새로운 시도를 시작할 때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
물론 이런 방식이 때로는 그를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하고 실패를 겪게도 한다.
"나는 일곱 번 넘어져 여덟 번 일어난 게 아니라, 대략 50번은 넘어졌어," 후지모토가 일본 속담 '七転び八起き'(일곱 번 넘어져 여덟 번 일어난다)를 빌려 말했다.
주식 거래에서 큰 손실을 볼 때, 그는 마음을 다잡으려 노력한다.
"나는 항상 나 자신을 꾸짖고, 절대 남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아," 후지모토가 말했다. "고민은 소용없어, 다음 기회를 놓치게 만들 뿐이야."
그러나 그는 주식 거래가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일단 주식을 사면, 그건 네 친구야, 계속 돌봐야 해," 그가 말했다. "매일 연구하고 형제처럼 지내야 해."
말은 쉽지만 행하기는 어렵다.
요통에도 불구하고 후지모토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관련 자료를 읽고 연구한다. 속보가 나올 때마다 그는 다른 투자자들의 반응을 예측하며 한발 앞서 나가려 한다.
그의 경험과 사고는 매일 축적되지만, 여전히 방향을 잘못 볼 때도 있다. 후지모토는 이것이 데이트레이딩의 어려움이자 매력이라고 말한다.
《아사히신문》 기자는 인터뷰 내내 후지모토의 정력에 감탄했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다음은 대화 발췌다:
문: 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후지모토: 돈이 물론 짐은 아니지만, 나도 그것을 특별히 갈망하지는 않아. 하지만 돈은 너로 하여금 그것을 진지하게 대하게 만들어.
나는 TV나 신문에서 분석가들이 말하는 '이 주식이 오를 거야'라는 말을 믿지 않아. 그들은 월급 받고 말하는 것일 뿐, 자기 돈을 진짜로 들여서 사지는 않아.
지금도 내 자금으로 주문할 때는 용기를 내야 해. 손해를 보면 나 자신에게 욕을 퍼붓고, 그런 다음 잘못을 고치며 필사적으로 공부해.
경제와 주가가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정말 재미있어.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멈출 수가 없어.
문: 은퇴를 고려하시나요?
후지모토: 죽으면 은퇴해.
나는 지금 내 인생에 10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 있어. 매일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거래 기술을 연마하고 있어.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신체적으로 계속 완성을 추구할 수 있다면, 어쩌면 90점이나 100점까지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 그때쯤이면 아마 내가 세상을 떠날 때일 거야 (웃음).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아, 나를 봐.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아.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살아 있으면 늘 고민만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