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치(Mark Ritchie)는 동시대 최고의 트레이더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1987년 100만 달러(약 13억 원)로 트레이딩을 시작해 첫 4년간 연평균 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수익을 낸 거래 주간이 90%에 달했다는 점이다.
마크는 완전히 독학으로 성장한 '마켓 위저드(Market Wizard)'다. 트레이딩 경력 초반에는 트럭 운전사, 교도관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월세와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에게 트레이딩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시카고 상품거래소에 들어가 대두유 거래 호가 구역에 섰던 경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마크 리치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트레이딩 철학, 즉 리스크 관리, 포지션 크기 조절, 독립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먼저 그가 스스로 규칙을 지키지 않아 거액을 잃은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마크 리치가 1분 만에 10만 달러를 잃은 방법
포클랜드 전쟁이 발발한 날, 마크는 대두박 선물을 매수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꽤 괜찮은 가격처럼 보였다"고 한다.
(참고: "포클랜드 전쟁"(Falklands War)은 1982년 4월부터 6월까지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남대서양의 포클랜드 제도를 두고 벌인 짧지만 격렬한 군사 충돌이다.)
그러나 가격은 곧바로 반전했고, 불과 60초 만에 마크는 포지션을 청산하며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를 잃었다.
그는 털어놓았다. "나는 항상 버는 것보다 잃는 속도가 더 빠르다."
손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모든 성공한 트레이더의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때 '마켓 위저드'로 불렸던 마이클 마커스(Michael Marcus)는 신입 트레이더가 최소 세 번 이상 계좌를 날려본 적이 없다면 고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기술적 차트 분석의 대가 피터 브랜트(Peter Brandt)도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까지 약 6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 기간 동안 그는 2만 5,000달러(약 3,250만 원) 계좌를 여러 번 탕진했고, 그제서야 리스크 관리와 포지션 조절의 원칙을 진정으로 터득했다.
이것이 바로 마크가 항상 "원금 보호"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선물 시장에서 손실은 순식간에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마크 리치가 말하는 포지션 크기 조절
합리적인 포지션 크기는 종종 평범한 트레이더와 최고의 트레이더를 가르는 핵심이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느냐 손실을 보느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마켓 위저드》 인터뷰에서 마크는 매우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번은 그가 금리 스프레드 거래를 했는데, 시장이 불리하게 움직여 그 자신도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같은 포지션을 보유한 다른 트레이더에게 물어봤더니, 그 역시 걱정된다며 포지션이 너무 큰 게 아닌지 의심한다고 했다.
그 트레이더는 계좌에 2만 5,000달러밖에 없으면서 50계약을 주문했다고 했다.
마크는 그 말을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
"내 계좌에는 약 100만 달러가 있었고, 포지션은 그보다 겨우 두 배 큰 정도였는데도 나는 이미 불안했다.
'과도 매매'라는 말로도 그의 상황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그런 사람과는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는 그때 그의 주문을 대신 넣어주던 사람에게 그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역시나 그 사람은 결국 계좌를 날렸고, 갚아야 할 빚도 크게 남겼다.
그렇다면 한 건의 거래에서 얼마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까?
마크 리치가 제시한 조언은 거래당 리스크를 계좌 자금의 0.5%에서 1% 사이로 통제하라는 것이다. 이는 마이클 마커스, 피터 브랜트, 브루스 코프너(Bruce Kovner) 등 다른 '마켓 위저드'들의 조언과도 일치한다.
매번 0.5%나 1%의 리스크만 감수한다면, 이론적으로 계좌 전체를 날리려면 100번 연속 손실을 봐야 한다.
마크의 조언은 이렇다:
"거래를 시간 낭비라고 느껴질 정도로 작게 하라. 스스로 '너무 작다'고 느낄 정도까지 규모를 줄여라."
코프너도 비슷한 말을 했다:
"지금의 리스크를 절반으로 줄이고, 다시 절반으로 줄여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줄여라."
마크 리치가 말하는 리스크 관리
마크는 진정으로 성공한 거래는 지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문을 넣고 청산하는 데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같은 흥분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결국 '탐욕'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성공한 트레이더는 자신의 탐욕을 꿰뚫어 보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벌면 흥분하고 잃으면 낙담한다면, 시장이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에 가야 한다."
에드 세이코타(Ed Seykota)도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은 시장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안정적인 수익이 아니라 자극과 그 쾌감을 원한다.
진정으로 냉철한 트레이더는 리스크 관리의 첫걸음이 자신의 심리를 통제하는 것, 즉 '더 많이, 당장 갖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하는 것임을 안다.
마크 리치가 말하는 독립적 사고
거의 모든 '마켓 위저드'에게는 독립적 사고라는 공통된 특성이 있다. 마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트레이더는 항상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며, '왜 다른 사람들은 다 이렇게 하지 않지?'라는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역추세 진입을 하고, 틀리면 청산한다. 손절은 바로 그런 용도다."
독립적 사고는 사실 앞서 말한 모든 개념과 결합되어야 한다. 적절한 포지션 크기가 있어야 거래에서 냉정을 유지할 수 있고, 견고한 리스크 관리가 있어야 평가손익의 등락을 견딜 수 있으며, 자신의 분석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대중의 의견에 반대할 용기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이 모든 능력을 연마해야만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트레이더가 될 수 있다. 완벽한 포지션 조절 능력이 있어도 자신의 분석을 고수할 확신이 없다면 포지션을 끝까지 들고 갈 수 없다. 반대로 주관이 뚜렷해도 리스크 관리가 형편없다면 언젠가는 계좌를 날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크 리치가 동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트레이더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는 이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연마했기에 90%의 거래 주간에서 수익을 낼 수 있었다.